QANBA GRAVITY BUTTON 후기
장비 바꾼다고 게임 실력이 늘진 않는데, 할게 이것밖에 없달까. 더 이상 스틱에 돈 안 쓸라고 했는데 음..
또 버튼을 사버렸다. 그간 산와, 짭산와, 세이미츠, 삼덕사-일반/은축/청축, 권바번들(달려있던 거) 등 버튼을 꽤나 많이 써봤다. Q1이 고생한다. 하도 나사를 풀어대서 빠가 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밑판 나사 돌릴 때마다 플라스틱 가루가 떨어진다.
이번에 알리에서 산 버튼은 권바 그래비티다. 고급형으로 나와선지 8개 세트를 사면 깡통에 담아준다. 개당 6천원 미만의 가격으로 저렴하진 않다.
영어로는 그래비티지만 원래 이름은 紫电자전이다. [자줏빛 전기] 라고 한다. 静音정음 조용한 소리, 나머지 한자는 기계 축 아케이드 버튼 같은 내용임.
흰색으로 샀다. 한창 철권 열심히 할 때는 목표계급색으로 버튼을 샀었다. 그래서 노 주 빨 보 색깔별로 버튼을 맞췄었는데 이젠 다 귀찮아져서 검은색이나 흰색이 제일 낫다..
공식 제품 링크 올림.
http://qanba.cn/ProductDetail/5281673.html
https://qanba.com/products/qanba-gravity-clear-30mm-mechanical-pushbutton-9-1?VariantsId=10129
닷컴이던 주소를 .cn으로 바꿨더라. 그거 외엔 바꾼 게 없어서 기존 펌웨어 링크를 들어가려면 .com을 .cn으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간단히 스펙을 적자면 30mm에 소음은 45dB(일반버튼은 65dB라고 함), 옴론 기계식 스위치에 키압? 버튼 압은 50g이라고 한다. 참고로 체리 청축이 50g, 적축(=은축)이 45g라고 하니 스펙상으로는 압력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위에 그림과 글씨는 인쇄된 게 아닌 스티커라서 그냥 뜯으면 된다. 스크류타입으로 튼튼하게 장착할 수 있다. 삼덕사 제품이랑 호환되나 돌려봤더니 야마가 달라서 안 맞음. 스크류타입의 이점은 산와 같은 딸깍 식은 권바 Q1에 안 맞는다. 그냥 버튼이 빠져버림. 저런 걸로 잠가버려야 안정적이다.
내부를 보기 위해 전용공구로 뚜껑을 들어본다. 일반 버튼의 경우 홈에 걸려있어서 날카로운 걸로 밀면서 빼야 되는데 얘는 뭐 걸려있는 거 없어서 그냥 쉽게 빠졌다.
체리류처럼 + 모양의 스위치가 나올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르게 생겼다. 이거 로지텍이 많이 쓰는 Romer-G 스위치 아님? 한번도 써본 적이 없군. 이건 회축이라고 불러야 되나. 눌러보니 걸리는 게 없는 리니어 계열이다. 스위치 특성이 좀 이상한데 밑에서 설명하려고 함. 안쪽 테두리의 까만 건 흡음재라고 넣어놓은 게 아닌가 싶음.
윗줄 왼쪽부터 회색이 삼덕사 체리은축, 핑크색이 체리청축, 흰색이 그래비티다. 누르는 부분(뚜껑)이 조금 작다. 그래서 테두리가 커 보이는 편. 눌러보면서 특성을 알아보도록 하자. 동영상으로 대충 찍어봤다.
1. 유격 및 균형(스테빌라이저)
버튼이 흔들리는 정도와 모서리를 눌러도 잘 되는지 확인해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버튼에 틈이 없었으면 한다. 빡빡하고 균형 있게 뚜껑이 달려있었으면 하지만 그런 버튼은 세상에 없다. 스프링 때문에 뚜껑이 기울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저 정도 유격이면 타 버튼들과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유격하고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이야기인데 게임하다보면 당연히 정가운데를 두드릴 수 없다. 무아지경으로 연타하는데 어떻게 그게 돼. 테두리를 누르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문제 있는 버튼은 가운데를 누르지 않으면 입력이 되지 않거나 걸리거나 심지어 버튼이 다시 올라오지 않을 때도 있다. 특히 청축은 애초에 쇠고리가 걸리면서 짤깍거리는데 거기에 플러스 뚜껑까지 말썽이니 철권용으로 정말 부적합했다. 양손 눌러야 되는데 동시입력 안돼서 원투 나가면 정신 나간다 진짜. 이는 내부에 스테빌라이저가 없기 때문인데 당연히 없지 저 쪼그만 거에 스테빌을 넣을 이유가 있나. 암튼 그래비티는 버튼 입력에 딱히 문제가 없어 보였다.
2. 소음
좀 먹먹하긴 하다. 순서대로 은축 청축 회축(주인공)이다. 의외로 청축의 소음이 크지 않은데, 탁탁 소리에 짝짝 소리가 묻히기 때문이 아닌까 싶음. 약하게 5번, 강하게 5번씩 때려보았다. 처음 쓸 때는 다소 어색했으나 쓰다 보면 잘 모른다. 어차피 게임하기 바쁨.
3. 스위치 자체 특성
이런 건 또 처음 느껴본다. 버튼을 누르면 징-하고 진동함. 전기 오르는 느낌. 그래서 이름이 紫电자전인가.. 민감한 사람이면 굉장히 불편할 수 있겠다. 로머지 스위치 쓰면 다 이러나? 로지텍 기계식 키보드 쓰는 사람들은 참고 쓰나?
그리고 누를 때 띵- 띵- 하고 공명음도 나는데 영상 볼륨 키우고 들어 보시기 바람. 마치 기타 0 프렛 치는 소리 비슷하달까? 버튼마다 편차가 있어서 크게 울리는 놈도, 작게 울리는 놈도 있다. 영상은 제일 심한 놈.
전설의 토미 옹 영상. 6분 25초
마무리
엄청 좋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따지자면 좋은 편인 버튼이다. 굳이 직구까지 하면서 사야 할 필요까지는 없달까. 국내에도 버튼 많이 파는데 선택권이 좁은 것도 아니고 다양한데 말이지.